근육이 빠진다는 것은 단순한 노화현상이 아닙니다
1. 근감소증이란?
근감소증은 나이가 듦에 따라 골격근의 양이 줄어들고, 근육의 힘(근력)과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과거에는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치부되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에, 한국은 2021년에 이를 정식 질병(질병코드 M62.84)으로 분류했습니다. 즉,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상태라는 뜻입니다.
보통 30대 후반부터 근육량이 매년 약 1%씩 감소하기 시작하여, 60대 이후에는 그 속도가 가속화됩니다.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80대에는 20대의 절반 수준까지 근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① 근감소증은 언제부터 관심을 가져야 할까?
많은 분들이 근감소증을 노화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만 생각하고 "나는 아직 젊으니 상관없다"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육은 어느 날 갑자기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젊었을 때부터 시작된 생활습관, 운동량, 영양 상태 등이 오랜 시간 쌓이면서 중년 이후 근육과 근력이 눈에 띄게 감소하게 됩니다.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식사량이 줄었거나, 체중을 급격하게 감량한 경우에는 나이를 불문하고 근육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근감소증은 노년기에 갑자기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중년부터 예방하고 관리해야 하는 건강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2. 나이 들수록 근육이 빨리 줄어드는 주요 5가지 이유
① 근육을 유지하는 호르몬 감소
나이가 들면서 성장호르몬, IGF-1, 성호르몬 등 근육의 성장과 유지에 관여하는 호르몬 분비가 감소합니다. 특히 중년 이후 이러한 호르몬 변화가 근육량과 근력 감소에 커다란 영향을 줍니다.
②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 합성 능력 저하
젊을 때는 단백질을 섭취하고 운동하면 근육이 잘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고 같은 운동을 해도 근육을 만들어내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즉, '단백질 합성 능력 저하'로 인해 근육이 자극에 예전만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③ 신체 활동 부족
젊을 때는 걷고 뛰고 계단을 오르는 등 일상 자체가 근육 사용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관절 통증이나 체력 저하로 움직임이 줄어들고, 쓰지 않는 근육은 빠르게 약해집니다. 결국 활동량 감소 자체가 근육 감소를 가속하는 악순환의 요인이 됩니다.
④ 신경과 근육의 연결 약화
근육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며, 뇌와 신경이 신호를 보내야 힘을 냅니다. 노화가 진행되면 운동신경세포와 신경-근육 연결 부위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근육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힘을 내는 능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⑤ 식사량과 단백질 섭취 부족
나이가 들면 식욕 저하, 치아, 소화 문제, 식사 준비의 어려움 등으로 전체적인 섭취량이 줄어듭니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면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본 재료가 공급되지 않습니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노화 자체가
원인이 된다기보다,
나이 증가 → 활동량 감소 → 근육 감소 → 근력 저하 → 움직임 감소 → 다시 근육 감소
라는 악순환이 만들어지면서 진행됩니다.
여기에 단백질 섭취 부족, 만성질환, 체중 감소, 장기간의 침상생활 등이 더해지면
근육 감소가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3. 근육이 빠지면 일어나는 몸의 위험한 변화들
근육 감소는 단순히 "힘이 좀 약해졌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근육은 우리 몸 전체의 대사와 구조를 지지하는 기둥이기 때문에, 근육이 무너지면 전신 건강이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① 낙상과 골절 위험 증대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면 균형을 잡고 몸을 지탱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특히 하체 근육이 약해지면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안정해져 낙상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낙상으로 골절이 발생하면 장기 침상생활로 이어지고, 이는 근육이 더 빠지는 위험한 악순환을 만듭니다.
② 혈당 조절 능력 저하와 당뇨 위험
근육은 우리가 섭취한 포도당의 약 70% 이상을 소비하는 최대 대사기관입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혈액 속 포도당을 처리하지 못해 당뇨병 및 대사증후군 위험이 급증하게 됩니다.
③ 심뇌혈관 질환 및 인지기능 저하 연관성
근육 감소는 신체 활동 감소로 이어져 혈당·체지방·혈압 등 대사 지표를 악화시킵니다. 이는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뇌혈관 손상 및 뇌 기능 저하와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④ 기초 에너지 소비량 감소
근육은 열량을 소비하는 주요 조직입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같은 양을 먹어도 체지방이 쉽게 쌓이며, 근육은 적고 지방만 많은 체성분 변화(근감소성 비만)가 나타납니다.
⑤ 면역력 및 수술 후 회복력 저하
근육은 응급 상황 시 몸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 저장고입니다. 질병이나 수술 등 몸에 큰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근육량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회복 속도가 현저히 느려집니다.
⑥ 일상적 독립성의 상실
의자에서 일어나기, 계단 오르기, 장보기, 목욕하기 등 평범한 일상이 어려워집니다. 근육 손실이 심해지면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할 수 없게 되어 신체적 독립성을 잃게 됩니다.
근육이 줄어든다는 것은 단순히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근육 감소로 움직임이 줄어들면 다시 근육이 빠지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여기에 낙상·골절, 혈당 조절 저하, 신체 기능 상실이 겹치면서
삶과 건강의 전반적인 기반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4. 집에서 하는 근감소증 셀프 체크
근감소증이 걱정된다면 집에서 간단히 자신의 근육 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정식 의학 진단이 아닌 위험 가능성을 파악하는 선별 방법이므로, 근력이 많이 떨어졌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걷기 속도, 의자에서 손 안 짚고 일어나기, 악력 측정 등이 활용되는데, 여기서는 가장 쉬운 종아리 둘레 테스트(핑거링 테스트)를 소개합니다.
① 핑거링(Finger-ring) 테스트 (종아리 둘레 측정)

도쿄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이 방법은 도구 없이 양손만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의자에 편안히 앉아 양손의 엄지와 검지 끝을 대어 원(핑거링)을 만듭니다.
- 자신의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양손 고리로 감싸봅니다.
- 결과 확인:
- 손가락이 종아리에 닿지 않고 넉넉하다: 비교적 안전한 상태입니다.
- 종아리와 손가락이 딱 맞는다: 근감소증 위험군입니다.
- 손가락 고리 안에서 종아리가 헐렁하다: 근감소증 고위험군입니다. (헐렁한 사람은 딱 맞는 사람에 비해 근감소증 위험이 약 6.6배 높습니다.)
② 셀프 체크의 진짜 목적
자가 체크의 핵심은 판정이 아니라 "내 몸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에 있습니다. 종아리가 가늘다고 무조건 질병은 아니며, 반대로 감싸지지 않는다고 근육이 충분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을 종합 평가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종아리 둘레와 상관없이, 예전보다 걸음이 느려지거나 계단 오르기·의자에서 일어나기가 눈에 띄게 힘들어졌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5.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
이번 2편에서는 근감소증의 원인과 방치 시 다가오는 신체적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근육은 나이가 들어도 적절한 자극과 영양이 주어지면 언제든 다시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3편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노년기 근육을 지키는 식습관과 안전한 근력 운동 법을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다음 3편에서는 노년층을 위한 일상 속 근력 강화 운동을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