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앞선 글들에서도 '눈'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다뤘습니다. 그만큼 제 눈 상태가 좋지 않아 심한 안구건조증을 달고 살면서, 눈에 생긴 필라멘트를 자주 떼러 가야 하는 통증과 불편함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늘 눈에 대한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25년 전에 받은 라식 수술은 지금 제 눈 상태와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제가 직접 겪고 있는 실제 후유증을 누구보다 솔직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25년 전 라식 수술 당시 상황과 교정시력
수술 당시 제 시력은 안경 없이는 일상생활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근시의 정도를 디옵터(Diopter)로 나타낼 때 -6 디옵터 이상을 고도 근시라 하는데, 저는 -13 디옵터인 '초고도근시' 상태였습니다.

<저의 눈에 대한 기록을 잊지 않으려
오랫동안 보관하고 있던 당시 시력검사자료>
안경 렌즈를 최대한 압축해도 두껍고 무거운 안경이 늘 불편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시력이 많이 좋지 않았던 터라 안경을 쓰다 콘택트렌즈도 꽤 오랜 기간 착용했었는데, 눈에 손상이 오면서 더 이상 렌즈를 착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결국 예전과 같은 두꺼운 안경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2000년 2월, 강남의 한 안과에서 라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라식 수술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라 다른 분들보다 조금 일찍 교정 수술을 받은 편입니다. 수술 전 시력은 안경을 쓰고도 좌우 0.1 이하의 초고도근시였으나, 수술 직후 교정시력은 0.8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안경이나 렌즈 없이 내 눈만으로 세상이 이렇게 밝고 또렷하게 보인다는 사실은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2. 라식 수술 25년 차, 현재 시력과 눈 상태
수술 후 15년 동안은 불편함이 사라진 그야말로 '새로운 삶' 같았습니다. 시력이 나빠 망설여졌던 일들을 고민 없이 할 수 있었고, 생활의 활력을 되찾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수술 직후의 시력이 그대로 유지되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력은 서서히 떨어졌지만, 초고도근시였던 시절에 비할 바가 아니었기에 그 정도만 보여도 다행이라 여기며 지냈습니다.
- 수술 15년 차 : 수술 직후 0.8이었던 시력에서 0.3 정도까지 떨어졌으나, 안경 없이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 수술 25년 차 : 시력이 점차 더 떨어져 결국 도수가 있는 안경을 다시 착용하게 되었고, 서서히 눈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3. 25년이 지난 지금 겪고 있는 후유증
① 라식 수술 상처 흔적이 남긴 후유증 (필라멘트 각막염)
라식 수술은 시력 교정을 위해 각막을 깎아내게 됩니다. 저처럼 -13 디옵터에 달하는 초고도근시는 깎아내야 하는 각막의 양이 많아 상처의 흔적도 상대적으로 크게 남았던 것 같습니다.
수술 후 25년이 지났음에도 그 미세한 흉터나 불규칙성이 '실모양 각막염(필라멘트 각막염)'을 더 잘 생기게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담당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서야 이것이 라식 수술의 후유증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양쪽 눈을 함께 수술했음에도 유독 왼쪽 눈에만 필라멘트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며 후유증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② 단순 건조증을 넘어선 안구건조증
수술 전 안구건조가 올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인공눈물을 넣으면 괜찮아지는 일반적인 수준의 건조증이 아니었습니다. 눈에서 실처럼 가느다란 점막이 뭉쳐 생기는 필라멘트로 인해 통증을 동반한 불편한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 필라멘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안구건조증 시리즈 1, 2편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③ 노안과 라식 수술 후유증의 중첩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운 노화로 눈물 분비량이 줄어들고 눈물막이 불안정해집니다. 이 시기에 25년 전 남은 각막의 불규칙한 상처 흔적이 겹쳐지면서 시너지를 일으켰고, 결국 필라멘트를 동반한 심각한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④ 시야 흐림 및 야간 시력 저하
현재는 안경이나 렌즈를 껴도 교정시력이 선명하게 나오지 않고 시야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는 사물의 윤곽을 구별하기 힘들어 야간 보행이나 야간 운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25년 경험자가 전하는 라식 수술에 대한 생각
이번 글에서는 라식 수술의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한 저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생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25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수술을 받겠는가?"라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받겠다"입니다.
초고도근시 상태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제약과 불편함을 동반합니다. 라식 수술을 받고 나서 달라진 저의 일상, 안경 없이 느꼈던 자유로움과 삶의 편리함이 가져다준 가치가 매우 컸기 때문입니다.
제가 수술을 받았던 2000년도는 라식 수술 초기 단계였기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여건에서 수술이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만약 당시가 아닌 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한 지금 수술을 받았다면,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훨씬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수술을 고민 중인 분이 계시다면 사전 정밀검사를 통해 본인 눈에 가장 안전한 수술법을 선택하시고, 완벽한 영구성은 없다는 것을 미리 인지하시며 평소 눈 관리에 더욱 신경 쓰시길 권장합니다.
5. 마치며
요즘은 시력교정술에 대한 정보도 많고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제가 수술을 받던 그때보다 훨씬 안전하고 수술 후 만족감도 더 큰 것 같습니다.
저희 자녀들도 20대 초반에 라섹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안경에서 해방되어 밝은 세상을 보며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제가 예전에 수술로 광명을 찾았던 첫 순간이 떠올라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25년 전에 라식 수술을 받은 경우가 흔하지 않은 만큼, 저의 실제 경험과 후유증에 관한 기록이 수술을 고민 중인 분들에게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